모놀로그/낙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노라..

모놀로그 2010. 6. 29. 22:59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일...

 

이라는 노래에 관해 쓴 글이 기억난다.

 

그 글은

아주 오래 전..

 

몇 년 전..

 

내겐

수 세기 전처럼 여겨지는

 

오래 전에 쓴 글이다.

 

그 수 세기동안

 

난 수없이 진화하고

또한

모든 진화가 그러하듯이

 

퇴보하였다.

 

문명은

진화하고

 

그 진화를 통해

 

그만큼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문명이 극도로 발달하여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포스트모던화되어가던

 

미국과 유럽이

 

저렇듯

초토화 된다.

 

경제적으로 무너지고 있다.

로마가 무너지듯

 

그렇게

무너지고

 

그러나

 

안간힘을 쓰며

무너지는 뚝방을 막고 있다.

 

그렇다.

 

그렇게

진화란

 

곧 파국의 다른 이름이다.

 

난 수세기 동안에 걸쳐

 

진화했지만

 

거기서

얻은 진실은

 

파멸적이다.

 

그러나..

  

보다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사랑의 다른 얼굴을 보았다.

사랑의 본질이 뭔지 알았다.

전엔..

몰랐다.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도 헤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랑이 뭔지도 알게 되었다.

 

아주 단순하더라.

사랑하는 사람이 헤어질 수 있더라.

 

그러나

 

헤어지는게 아니다.

 

만나서 함께 사랑하고

웃고

같이 있음으로써 행복하고..

 

그 시간은 얼마나 짧은가.

 

그리고 그 후유증은 얼마나 긴가~!

 

 

확실한 건

 

사랑하면

결코

헤어지지 않는다.

 

같이 있지 않아도

영영 만날 수 없어도

 

사랑하면

함께 있다.

 

선명하게 보인다.

바로 곁에 서 있는 그 모습이.

 

손을 들어 어루만질 수도 있다.

 

난 그런 걸

전엔 몰랐다.

 

같이 있어야만 하는 줄 알았다.

 

그리고..

 

사랑은

사랑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그건 전쟁이다.

 

평화가 아니다.

 

무서운 전투이다.

 

남자라는 성과

여자라는 성..

 

절대로 화합할 수 없고,

대립하고 있으며

 

숙명적으로

서로 이해할 수 없는

 

두 개의 성이

치열한 대립각을 이루며

 

절대로 다가갈 수 없는,

 

그럼에도

다가가고 있다고 믿고

 

그 믿음이 깨지는 순간

 

좌절하고

화내고

 

미워하고

증오하고

매정하게 돌아선다.

 

그러나..

그건 모두 거짓이다.

 

무슨 짓을 해도 절대로 버려지지 않는,

아니

버릴 수 없는 마음..

 

그게 사랑이다.

 

사랑은

의식의 표면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것이

 

가장 무서울 땐

 저 밑바닥에 있을 때이다.

 

그 위로

숱한 노폐물이 쌓여서

 

잘 보이지 않음에도

 

다 걷어내고 나면

 

그 아래서

찬연하게 빛나는 것,

 

증오와 오해,

미움과 외면,

 

등을 돌리고

서로를 할퀴며

 

경멸하고 무시하고

온갖 저열한 것들을

총동원하여도

 

그것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

 

사랑은..

 

그리하여

그들은 사랑했다~

 

가 절대로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사랑하였다.

 

이게 바로 사랑이다.

 

표현하지 않아도,

내색하지 않아도,

 

버리려고 기를 쓰고

버렸다고 믿고

 

잊었다고 믿고

 

아무 의미 없다고 믿고

 

그렇게 기를 쓰고

우기고

 

깔깔 대고 웃을 때,

 

그 승리감 뒤에서

 

우울하게 날 바라보는 시선,,

 

깜짤 놀라 돌아보면

 

마주치는 시선..

 

그 속에 번득이는 진실.

 

그 진실과 대면하는 순간에

 

모두 와르르 무너지고

 

남는 건

 

바로 그 진실뿐.

 

그게 사랑이다.

 

결실은 중요하지 않다.

 

사랑은...

 

 

내일은 사랑에서

신범수가 말했듯

 

우주에 흐르는

 

은은한 파장이다.

 

그건

 

함꼐 하느냐

돌아서서 영영 만날 수 없게 되느냐

 

이런 것과는 하등 관계가 없다.

 

 

 

마음 속에 품은 사랑,

 

반려자가 되는 사랑,

 

여러가지 사랑이 있지만

 

가장 무서운 건

 

그렇듯

 

지우고 지워도

 

억누르고 눌러도

 

아무것도 아니라고

존재 자체를 부정해도

 

언제나 제 자리에서

꼼짝도 안하는

 

그런 사랑이다.

 

그리고

그것이 사랑의 본질이다.

 

그건

인간이 할 수 있는 사랑 중에서

가장

무섭고,

신비롭고,

 

고통스러운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