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낙서
비..바람..하늘..
모놀로그
2010. 6. 12. 09:12
비가 온다..
천년 만에..
만년 만에
비가 온다..
바람도 분다..
천년만에..
물끄러미 바라보다
나가고 싶어진다.
나도
천년만에..
저 바람 속을
걷고 싶다.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싶다.
일주일 내내
새벽같이 일어나는 게 버릇이 되선가.
주말에라도
편히 쉬고 싶은데
역시
눈이 떠진다.
다시 잠들었다가
결국 일어났다.
침대 위에서
편하게 딩굴대고 싶은데
그게 안된다.
주말에
침대 위에서
나른하게 딩굴며
드라마나 찾아서
몰아보던 시절이 있었는데..
뭐가 날 구해줄까?
누구 없니?
그냥
바람 속으로 나가서
둥둥 떠다닐까?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눈은 아무것도 안보고..
온몸으로 바람을 느끼고..
가끔 그 바람 속에 떠도는
빗줄기 하나가
내 피부를 때려주길 바라면서..
여기서 바라보는 하늘은
멀리 보이는 산과 구별이 안된다.
구름과 산과 하늘이
하나가 되버렸다.
이런 하늘..
좋다.
파란 하늘은
가을 하늘을 빼곤
싫다.
저런 음습한 잿빛이
난 좋다.
올 여름은
얼마나 끔찍하려나?
이젠 가을도 사라졌는데..
여름과 겨울만 남고
다 사라졌는데...
한국의 그 아름다운 가을..
일년동안 기다려
겨우 만나는
연인처럼
목빠지게 기다리는
나의 가을..
내 삶의 모든 기억을
잔뜩 실은
가을..
가을이 사라지면서
내 추억들도 사라졌다.
돌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