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낙서

역시 이사는 힘들어..

모놀로그 2010. 6. 7. 22:18

내겐 너무 편한 곳,

즉 야후의 블로그가

 

어느날부터인가

생뚱맞게

동영상이며 음악을 완전히 차단해버리는 바람에

고민 끝에

이사를 결정하고..

 

다음 블로그는 생소하기에,

몇번이고 망설이면서

 

내키지 않으면서도

어거지로

자리 잡기 시작한지

 

어언 몇 달이다.

 

야후 블로그를 비공개로 돌린 이후

 

많은 일이 일어났다.

 

난 이 블로그도 비공개로 할까 잠시 망설였다.

 

내가 여기 올린 글들은,

 

야후 시절만 해도

 

(벌써 2년 여 전이구나..)

 

나같은 뒷북 궁팬이나 마왕팬,

더불어 주지훈팬들과의

작으나마 어떤 교감과 소통을 위해서였다.

 

기존 팬덤이 굳건히 자리잡은 가운데,

 

나같은 뒷북들은 갈 곳이 없다.

 

난 블로그를 공개하고

 

글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그러나 생각지도 않은 후유증이 발생하는 바람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곳도

꽤 오랫동안 비공개로 두었다.

 

그러다가

문득 공개를 결심한 건..

 

글쎄,

 

여긴 야후보단

찾는 사람이 적다.

 

야후 시절엔

 

하루에 천 명도 다녀가곤 했다.

 

여기는 다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다음 블로그는

네이버나 야후처럼

열려 있지 않은가보다.

 

아무래도 좋다.

 

난 여기가 호젓하고

찾는 사람이 적은게

오히려 맘에 들었다.

 

공개로 돌려놔도

무방하리만큼

 

이곳은

어쩐지 세상과 동떨어진 느낌이라

 

야후처럼

발가벗겨진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래서

 

다소의 불편함

(각 사이트의 블로그마다 장단점이 있지만..역시 야후가 제일인데...ㅠ)을

감수하고

 

이곳에 자리잡다보니

그런대로

또 정이 든다.

 

이곳은

살아 숨쉬는 곳은 아니다.

 

당사자인

주배우가

현재

활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여긴

그냥

옛추억을 찾아

서성대는

조용한 가로수길이고

 

그곳에 놓인 외로운 벤치이다.

 

누군가

 

가로수 길을 거닐다가

잠시 쉬어가는 벤치..

 

편하게 눈을 감고

 

회상에 잠겨

 

가끔 미소를 짓기도 하고,

그 미소에 눈물을 담기도 하는

 

그런 휴식처가 되었음 좋겠다.

 

 

야후에 올렸던

쓰잘데기 없이 많은 글들을

 

일일히 옮기는 건

생각보다

장난이 아니었다.

 

몇 달 간에 걸쳐

겨우 이사를 마치고,

 

그럼에도

아직 풀지 못한 짐보따리가 여기저기 놓여 있지만

 

피곤해서

 

그건 나중에 정리하자고 잠시 미뤄본다.

 

자질구레한 짐은

 

그래,

 

나중에

나중에

정리하자.

 

피곤하다.

 

정말 피곤하다.

 

개인적으로 참 힘든 시기이다.

 

다행인지

 

블로그를 이사하면서

 

시름은 잊곤 했다.

 

그래서 막상 이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니

조금 겁이 난다.

 

이제 뭘 하지?

 

아니

아직 할 게 많지.

 

앤티크 캡쳐도 하다 말았고,

글도 쓰다 말았다.

 

키친은 아예

글 한 줄 쓰지도 못했다.

 

마왕 리뷰도 중단해버렸다.

 

난 이제 더이상

글을 쓸 수가 없다.

 

전에 쓴 글을 이동하면서

 

많이도 썼네..

혀를 찼다.

 

캡쳐까지 올렸을 땐

욕나왔다.

 

캡쳐를 일일히 수정해야하는 번거로움..

 

그러나

 

그렇게 난

시간을 잊고

고통을 잊고

 

나 자신을 잊기 위해

 

매달렸다.

 

이사가 마무리되어 가니

 

걱정스럽다.

 

여기서 모든 게 중단될 것만 같다.

 

그냥

낡은 박물관처럼..

 

발걸음이 뜸해진

미술관처럼..

 

아무려면 어떠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