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 20부- 태훈, 태성에게 바치는 레퀴엠
너희들은 어느 별에서 왔니?
어째서 너희들은
둘 다 칼에 찔려서 이 세상을 떠나는거니?
over the rainbow를 좋아한다던 태훈이...
눈을 감고 그 음악에 취해서 미소짓던 니가,
무슨 업보로 칼에 찔려
무지개 너머로
그 순결한 영혼과 함께 가버린거니?
차마 혼자 가기 싫어서
엄마와 동생까지 데려갈 너는 아니었을텐데...
넌 기꺼이 혼자 갈 수 있었을텐데..
그 노래는
니 사랑하는 동생 태성의 사랑과 원한의 테마곡이 되어버렸고,
그 노래는 쉴새없이
태성의 꿈속에서도 울려퍼지며,
배게를 눈물로 적시게 하고,
이 세상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다가
틀림없이 만났을
너와 너의 엄마는
무지개 속에서 그 노래로 태성이에게 자강가를 불러주면서,
혼자 남겨둔 아픔을 빗물로 뿌려주었겠지.
비가 그치면 다시 무지개가 뜰테니까.
그럼 태성이가 다시 깊은 잠을 잘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랬을텐데..
니가 칼에 찔리던 그 순간에
태훈이 너의 시계는
멈췄고,
너의 시계만 멈춘 게 아니라
엄마도, 동생도,
인생의 시계는 더이상 움직이지 않게 되었지.
그들 뿐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억울한 사연들이 모두 숨을 죽이고
자신의 시계를 새삼 돌아보았겠지.
째각이는 소리는 더이상 들리지 않았고,
너의 옆구리에 찔린
그 칼은 영원히 빠지지 않은채
차츰 녹이 슬어갔고
시게바늘엔 먼지가 쌓여갔지.
그런데
니 동생 태성이는
그 칼을 빼서
시계를 마구 찔러서 부숴버리고,
것두 모자라
마구마구 휘둘러서
주변 사람들을 모조리 찔러버리더니
종내는 자기 옆구리마저
찌르더구나.
태훈이 많이 아팠겠다.
니가 찔렸을 때보다
더 아프고 무서웠겠다.
니 생명의 불꽃이 서서히 꺼지듯
니 동생의 몸에서
너의 피가 또다시 흘러서
땅을 적시고
두 생명의 피를 욕심껏 들이마시는
그 폐차장이
참으로
원망스러웠겠다.
너희 둘은 어느 이름모를 별에서 왔다가
무지개 너머로 가버린거니?
그 무지개 너머로 갈 때는
그래도 다시 웃으면서
어느 비오는 날
우산 속에서
나란히 서 있던 아름다운 너희들
그 모습 그대로
손에 손잡고
비가 그친 후의 오색 무지개 너머로
가뿐하게 날아갔기를...
너희가 흘린 피는
그 이후로 무수하게 뿌려진
빗물이 모두 씻어주었기를...
그리고 그 무지개는
너희뿐 아니라
많은 슬픈 이야기를 껴안은 채
여전히
아름답게
이 세상을 내려다보며
남겨진 사람들에게
환하게 웃어주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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