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작품과 인물 드라마 이야기 -명랑소녀성공기 모놀로그 2010. 6. 6. 14:18 몀소성은말하자면싸가지 왕자님과 신데델라 스토리의원조격이 되겠다.그 이후로 비슷한 컨셉의 드라마들이 양산되었으니까. 그때까지 왕자님들은 싸가지 왕자들처럼 대개 재벌 내지 준재벌인 건 비슷한데, 그들은 하나같이 천사표이다.잘생기고 완벽한 매너에, 다정다감하고, 당췌 부족한 점이라곤 하나도 없다. 싸가지가 없긴 커녕 너무 많아서, 효자에 좋은 오빠 내지 형님에, 부하직원들에겐 한없이 관대하고 완벽한 모범 시민이며...기타 등등 그런 완벽한 왕자님이 어찌된 일인지 가난한 집 따님을 교묘하게찾아내서사랑에 빠지고,이어서 결혼하겠다고 바락바락 우기면서부모와 대립하고,그 부모는그 여자에게 돈뭉치를 던져주면서멀리 사라져달라고 하는 것은 필수 항목~! 그런 그에겐 반드시 그를 사모하는건지, 아니면 그의 배경을 사랑하는 건지 모를 여자들이 따라붙기 마련인데, 자기 또한 부잣집 딸임에도 그 남자 아니면 안된다고 자존심이고 뭐고 내던지고 달려들다가 초라한 여자에게 빼앗긴 걸 알고는 악에 받혀서 인간이 도저히 할 수 없는 악행을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저지르며 청순가련한 여주를 달달 볶는다. 그 청순가련은 남자 집안의 학대나 악녀의 고문에 눈물콧물 짜면서 그렇다고 떠나는 것도 아니오, 안떠난 것도 아닌 애매한 태도를 고수하면서 사람 열받게 한다. 자상한 왕자님은 일은 안하고 그 여자 뒤꽁무니만 쫓아다니는데, 그러면서도 자기 집안이나 악녀가 그 청순가련을 얼마나 괴롭히는진 꿈에도 모른다. 청순가련은 견디다 못해 불쑥 떠나고 왕자님은 그녀를 찾아 헤매고 어쩌고 저쩌고.. 마지막은 대개 해피 엔딩? 악녀와 욕심 많은 엄마는 갑자기 천사표가 되서 개과천선하던가..뭐 그렇게 처리되는 것 같고.. 하여튼 그런 공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던 것이다.그러니까명소성의 기태왕자는 그런 왕자의 틀을 완전 깨버리고 재탄생된싸가지 왕자의 원조격이 되겠다.그런 의미에서명소성은 드라마사에 한 획을 그었는데,또한 여주가대개는 눈물청승바가지에오지라퍼인 것에 비해서씩씩하고 생활력이 강하고 굳건한 의지로똘똘 뭉쳤다는 점에서새로운 신데렐라 상을 만들어냈으며, 그런 여자들은 대개 남자에게 자기 수준을 맞추기보단 그 남자를 자기 수준으로 끌어내리기 위해 악을 쓴다. 그리고 또한 남자들은 그런 여자를 우습게 보다가 어느 틈엔가 동화되어 백기를 들고 그녀 못지 않은 건강한 생활인이 되는데, 그때쯤엔 이미 지쳐버린 여주들은 대개 여행을 떠나고, 그 남주는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비행장으로 달려가는.. 싸가지 왕자가 나오는 로코를 보라~! 반드시~! 공항이 나온다. 내가 아는 것만도 아름다운 날들, 옥탑방, 풀하우스. 등등이 있다. 아~ 얘기가 삼천포로 빠졌다. 하튼그 싸가지 없는 왕자들은대개가 실은 사랑에 굶주린, 혹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 갇혀서 혼자 웅크리고 자기 세계에서만 살다보니정신 연령은 심히 어리고, 괴팍해지고,그러나 돈은 많으니거칠 것이 없고,자연 가진 건 싸가지와 드러운 성질뿐,그럼에도 내심은 유약하고 세상사에 어둡다.명소성이 흥행에 대성공한 이유가 바로그때까지와는 전혀 다른 공식의 왕자와 신데렐라상을만들어냈기 때문일 것이다.그 이후의 모든 드라마는명소성을 코스프레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신군도 실은 좀 비슷하다. 그러나 동시에 매우 다르다.그래서내가 신군을 좋아한다.)하여튼,나도 한땐 기태왕자의 추종자였는데,신군과 다른 점이 있다면,그도 싸가지 없고,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고통받으며 혼자 자라다보니 성격 이상해진 건 맞는데, 대신에세상사에 어둡고온실의 꽃처럼 멋대로 자라서 무능한 주제에 자기가 무능하다는 것도 잘 모르는한심한 왕자라는 컨셉이다.그래서자기가 거느린 사람에게 결국은 자기 전재산을 빼앗기고,부모님과의 추억이 담겨서그가 애지중지하는 저택까지 빼앗기고거리로 내쫓기며바닥으로 떨어진다.그리고 그 이후론자기가 잃은 것을 되찾으려는 과정이 벌어진다.당시엔 미니는 대개 16부작이 대세였다.요즘은 점점 길어지는 추세지만.하지만불과 16부작임에도작가는초반에 잘 그려내던 캐릭터와짜임새 있는 구도를 갑자기 중반 이후 잃어버린다.그리고 캐릭터들도 우왕좌왕이다.불행히도가장 매력이 없어지는 것이바로 한기태이다.내가 명소성을 몹시도 좋아했음에도,약 10부 정도 이후부터급속도로 호감이 식다가마침내는 흥미를 잃어버린 이유가 바로 그것이며,그것이 신군과의 차이점이 되겠다.신군의 호흡은 마지막까지 흐트러지지 않는다.그는 사랑에 빠졌다고 해서,또한 그 사랑에 결사적으로 매달림에도동시에자기 자신의 개성은 잃지 않는다.말하자면 신군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본래의 품성이사랑 때문에 완전히 뒤바뀌진 않는다는 것이다.물론그도 사랑으로 인해 조금씩 기존의 자신의 모습에서달라져가지만,그것은 내면적인 변화일 뿐이다.외면도 조금은 달라지지만,그것을 한눈에 알아차리기란 쉽지 않다.그런데한기태는내가 무척 좋아했던 초중반의한기태다움을완전히 상실해버린다.중후반 이후의 그를 보고 있으면강아지가 생각난다.양순이만 보면 정신 없이꼬리를 흔들어대는 강아지.게다가주인공역은 맡았던 배우 장혁이이상하게 초반의 모습과 매우 달라진다.그 이유가다른 드라마 촬영과 겹치기였고,대본은 거의 쪽대본으로밤샘 촬영의 강행군으로배우들 모습이 초췌해지는 것이눈에 두드러지게 보이며완성도는 엉망진창이 되버린다.대박드라마치곤 민망할 정도로 무너지고 망가지는 것이다.그럼에도명소성엔 많은 매력이 있다.우선 구태의연하지 않다.난 항상 구태의연하지 않는 것에 마음이 끌린다.줄리엣의 남자도 그랬지만,새로운 뭔가가 있었다는 것,즉,적어도 재별2세인 기태와 파출부 출신 양순이와의 사랑에누군가 개입해서돈뭉치를 던져주며방해하는 세력은 없다.또 삼각관계가 없다.비록기태를 사랑하는 싸가지 없는 공주님도 나오지만,기태가 그 두 여자 사이에서 오락가락하거나,가장 짜증나는 한국 드라마의 특징인우연을 가장한 필연으로뭔가오해를 살만한 장면이 개입해서그것으로 인해주인공 사이가 멀어지고여주가 울고짜는 일은 없다.(궁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 바로 그것이었다.왜 새로움에서그런 구태의연함으로 흘러갔는지...)명소성은 철두철미하게두 사람 사이의 견고함을 전제로문제는 내부가 아니라외부에 있으며,둘이 힘을 합쳐서그 외부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구도이며,거기에위기 때마다 끼어드는 재치 있는 장면들이나주제의식을 상기케하는즉,가족이라는 명제를 잊지 않게 만드는야구라는 모티브를 줄곧 사용한다.물론두 사람을 순조롭게 맺어지게 하면재미가 없어서난데없는 함정을 제시하여 둘을 떼어놓는 건명소성도 예외는 아니었으며,그 바람에 막장으로 흘러가서 욕을 바가지로 먹긴 했지만그래도어떻든 새로운 드라마였고,싸가지 왕자와 씩씩한 여자의 사랑,그 씩씩한 여자의 모성애적 사랑이사랑의 결핍으로 인해 싸가지까지 없어진 남주를점차 감화시켜나가는 드라마의원조격이라는 점에서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로맨틱 코미디의 성격은 마지막까지 잃지 않으며,남주 장혁의 연기가 돋보였던 드라마,그리고 한때 장나라 열풍으로 나라를 뒤덮었던 드라마명랑소녀성공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스토리나 두 사람 사이의 에피소드 위주로 흘러가다보니 아기자기하고 가슴 울리는 장면들도 많지만 그러나, 영상미가 극도로 약하다. 내 가슴을 울리는 멋지고 의미 깊은 장면들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새로운 왕자상과 신데렐라상을 만들어냈다는 점과. 그 외의 몇몇 새로운 시도는 칭찬할 만하다. 나또한 그 드라마의 열정적 팬이었으나그 열정은 10회 정도에서 마무리된 드라마이다.그 당시 장나라 열풍이 얼마나 대단했던가를 돌이키면,새삼 인기의 무상함을 깨닫게 되누나.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