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궁

궁 21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신군포스

모놀로그 2011. 5. 5. 14:41

주지훈의 신군의 위력을 떨치기 시작하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궁이 마구 폭주하기 시작하면서
누군가의 말대로
신군, 즉 주지훈은
온몸으로 궁의 좌초를 막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는데,

모든 캐릭터가 갑자기 본연의 자세를 잃거나,

혹은 말도 안되는 행동을 하면서

어거지로 갈등을 촉발할 때,

그 갈등의 최대 피해자인 신군은

 

단지 화면에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숨이 멎을 정도의 위력을 보여주고,
놀라운 화면장악력에

뛰어난 카리스마와,
절제된 고뇌의 모습과
황태자의 위엄을 잃지 않는 가운데

그런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면에선 얼마나 피를 철철 흘리고 있을지,
사랑의 아픔을 겪는 남자의 마음을 알알히 전해준다.

그럼 그가 없는 자리와 그가 나타남으로
얼마나 화면이 그득해지며
완전해지는지 비교해보자.


채경의 석고대죄 와중에 율군의 폭탄발언을 앞두고
황실 일원이 모였다.
이때 태자는 아직 나타나기 직전이다.

 

 

 

 

이윽고 그가 나타난다.
침통한 분위기의 이 자리에
그가 나타난 것만으로
갑자기
그 침통함엔 비장함이 감돌기 시작한다.

 

이 장면의 주인공은 율군임에도

신군이 나타나기 전까지

율군의 존재는 그다지 빛나지 않는다.

또한 화면도 완전하지 않다.

 

왜냐면 율군의 선언은 신군이 있어야만

그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그는 문제의 태자비의 남편이자,
율군의 사촌인 황태자로서,

이제 연적인 사촌의 입으로 자신의 아내를

사랑하고 있다는, 그가 가장 듣기 두려워했던

그 한 마디를 들어야하는

가장 비극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그의 출현은
그 자리에 감도는 긴장감을 극대화 시킬 수밖에 없지만,
바로 주지훈의 신군이기에 가능한
압도적인 화면 장악력이 보인다.

 

화면은 숨을 죽이고

그가 나타나서 보다 완전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태자의 자리는 비어 있다.
역시 뭔가 부족하다.

극적 선언을 하게될 율군은

이상할 정도로 화면을 압도하지 못한다.

역시 율군의 선언은 신군이 있어줘야만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가 자신의 자리에 앉자
다시금 화면은 완전해진다.
흐르는 듯한 아름다움이
신군 주변에 감돈다.
틀림없이 갈갈이 찢어져있을 마음을
의연하게 감추고 꼿꼿히 앉아 있는
황태자의 자세를 고수하는
그 모습이 더욱 애잔하다.
그럼에도
그 애잔함마저 거부하는 듯한 오만함이
하늘을 찌른다.

 

 

 

 

드라마가 망가질수록

드라마틱한 장면이 속출하는 이유는,

그 드라마틱한 장면을 위해서

무리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무리 속에 수혜를 입는 캐릭터가

극을 손아귀에 쥐는데,

아무나 그럴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럴 만한 인물이어야한다.

 

주지훈의 신군은

이떄 이미 그만한 극 장악력을 충분히 지니고

의연하게

극을 받치고 있다.

 

그리고 좌초하는 궁의 가장 중심에서

그는 그 수혜를 입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