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작품과 인물

김수현 사건을 두고

모놀로그 2025. 3. 19. 02:24

배우들이 너무나 많이 죽고 있다.

난 그것이 아까와 죽겠다.

이선균 때도 그랬지만

특히나 젊은 배우들이 죽는 건 정말이지 아깝기 그지 없다.

 

 

난 그들의 사생활에는 관심이 없다.

어떤 인간인가 하는 것에도 관심이 없다.

배우란 어차피 이미지가 아닌가!

 

난 그 이미지를 흡족하게 만끽하면 될 뿐이다.

 

이번 김수현 사건 뿐 아니라 이선균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도 겪는 일이다.

어떤 사건에는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너무나 많다.

내가 어떤 사건을 겪었을 때마다 난 하다못해 가족에게까지 말할 수 없거나

이해시킬 수 없는 나 만의 진실이 있음에 절망하곤 한다.

그래서 인간은 절대 고독과 함께 한다.

 

신기한 건 비도덕적이라고 생각되어지는 한국 사람들이

온라인에선 그 어떤 존재보다 도덕적이다.

 

아니 그렇게 보인다.

그래서 그들은 하이에나처럼 사건이 터지면 죽을 때까지 물고 뜯는다.

죽고 나면 실컷 뜯어먹고 배부른 하이에나처럼 돌아선다.

 

죽을 때까지 게시판을 뒤덮었던 이선균,김새론 사건을 보며

이번 김수현 사건도 어쩐지 불안하다.

 

난 김수현을 아낀다. 배우로 말이다.

그만한 배우가 우리나라에 있는가!

인간적으로야 알 길 없고 볼일 없는 존재지만,

난 그를 배우로만 접하는 관객일 뿐이니까.

 

그의 용모, 목소리, 재능, 그리고 연기와 아름다운 존재로서

그 안에 들어 있는 내용과는 무관하게 아낀다.

 

주지훈 사건이 터졌을 때

내 팬심의 절정이었다.

그때 나의 가장 큰 괴로움은 그의 도덕성이나 실수가 아니라

'다시는 그를 볼 수 없다면'

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다시 볼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이제 대배우가 되어가며 끊임없이 성장하는 그의 오랜 팬으로서 기쁘기 짝이 없다.

 

어차피 배우나 가수는

우리에게 연기와 노래를 들려주는 것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다.

 

같은 시기에 터진 정치인의 성폭행 사건은 관심도 없으면서

김수현은 죽을 때까지 몰아부치다가 그럴리는 없지만,

목적을 이루기라도 하면

손을 털며 등돌리는 사람...소름끼친다.

 

나도 안다.

난 한국 사람들 중에서도 유난스레 윤리 의식이나 도덕적 의식이 약한 편이다.

 

그렇다고 내가 윤리나 도덕을 어기며 막 사는 사람은 아니다.

단지

그런 문제를 접했을 때

대중들이 사로잡히는 광기어린 분노가 없다.

 

그래서..그랬었군...그저 여자 문제가 남배우의 최고의 덫이구나.

또다시 좋은 배우를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군.

우리나라는 왜 아낄 줄을 모를까...그는 한류스타로서 소중하게 여겨야하며

잘 키워서 써먹어야하는 존재임을 모르는 걸까?

 

 

이 정도가 내 머리를 스쳐가는 생각이다.

혹은 그 정도가 심할 경우,

저러다 생 사람 잡겠군

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단죄할 권리도 없지만, 무엇보다 한 인간을 심판하는 척 하면서

김수현 정도의 대형 가십, 그것도 성적인 흥미를 자아내는 대형 가십을 즐기는 게 아닐까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온 언론이 오로지 김수현만 물고 늘어질 수가,

온 게시판마다 김수현 타령으로 잊을래야 잊을 수 없게 만들수가 있을까?

지긋지긋한 나머지 김수현 김새론 글자만 보여도 도망친다.

 

한편으론 세월이 세월이니만큼 수상쩍기도 하지만

우린 겉으로는 우리 의지로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평생을 보이지 않는 손에 휘둘리며 조종당하는 마리오네트가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생긴다.

 

김수현 사건은 온나라가 그 일만 되씹을 만큼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저 좋은 배우 한 명을 다시 보게 되는 날을 기다릴 뿐이다.

 

난 그를 심판할 생각이 없다.

 

죄없는 자, 저자에게 돌을 던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