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작품과 인물

내이름은 김삼순-당신은 내 마음을 장난감처럼-

모놀로그 2010. 5. 13. 22:16

이른바 장안을 떠들썩하게 한 드라마엔 나름 이유가 있다.

난 그런 드라마를 제때 보면서 그 떠들썩함에 합류한 적이 단 두 번 있다.

 

대개는 혼자 뒷북치는 게 일쑤인데,

그건 아마 내가 언젠가부터 드라마 내지는 티비 문화와 멀어지면서부터일 것이다.

 

그 이름도 유명햇던 김삼순~!

 

난 그 드라마가 하두 유명해서 몇 범 보려고 시도한 적이 당시에 있었다.

그러나 곧 집어치웠는데

우선 우연히 본 장면들이 꽤나 혐오스러웟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토록 장안의 화제가 된 대히트작을 난 보지 않았고 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근래 들어 이상하게 가볍고 편안하고 유쾌한 드라마가 보고 싶어서 이것저것 찾아보는데

그게 참,,쉽지가 않다.

 

막상 보고나선 스트레스가 더 쌓인 드라마도 많고,

배우들이 맘에 안들어서 영 안땡기는 유명 드라마도 많다.

 

김삼순을 그나마 선택한 건

다행인지 김선아나 현빈에 대해선 별 감흥이 없기 때문이다.

 

특별히 싫지도 좋지도 않아서

적어도 드라마를 보면서 짜증이 날 일은 없다는 뜻이다.

 

웃기는 건 난 현빈의 얼굴을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가 나오는 드라마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이다.

 

삼순이에서 처음 본 그는 잘생겼다.

반듯하게 잘생겼다.

그러나 내 취향은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굳이 싫어할 이유도 없는.

 

그냥 무난한 미남이다.

 

맡은 배역이 그래서인가 꽤 귀엽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압권은 역시 삼순이 캐릭이 되겠다.

 

사실 난 그 드라마를 한꺼번에 보려고 다운받아놓고

3회까지 본 후에 때려치웟다.

 

처음 봤을 때 날 거슬르게 하던 그 많은 것들이

역시나 짜증이 났기 때문이다.

 

우선 공감을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전혀 아니었다.

 

시집가겠다고 악을 쓰는 여자를 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겨우 30에

스스로 노처녀라고 규정짓고

남자나, 사랑, 결혼에 목숨거는 여자들에게

난 공감을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참 지난 후에

심심해서 다시 보기 시작한 후에

비로소 난 그 작품에 집중할 수가 잇었고,

 

삼순이 캐릭터가 범상치 않음을 느낄 수가 잇엇다.

 

결혼이나 사랑에 집착하는 건 여전히 거슬렀지만

(그것도 그렇게 대단한 솜씨를 가진 전문직 여성이 말이다.)

 

그러나

그 캐릭터엔 일찌기 없었던 특별한 점이 잇다.

 

그녀는 지금까지 내가 본 그 어떤 캐릭터보다 여성스럽다.

 

우악스럽고 거칠고 막말을 내뱉고 걸핏하면 소리 벅벅지르는

막가는 캐릭터처럼 보이지만,

 

아니다.

정말 섬세하고 여성스럽다.

 

아마

얼핏 봐선 잘 드러나지 않는 그 여성스러움 속에 묻어 있는 깊숙한 진정성이

삼순이의 매력이 아닐까.

 

그녀는 내가 많은 것을 본받고 싶은 여성상이다.

(결혼 못해 안달난 거만 빼고)

 

내가 가지지 못한,

그러나 내가 가지고 싶은

좋은 점을 많이 가졌다.

 

김선아씨에 대해선

어렴풋이 알기론

꽤 섹시한 분위기의

글래머틱한 배우라는 것 정도였고

데뷔 당시엔 어느 정도 이름이 회자되었었다.

 

그런데

이후로 어쩐지 그렇게 두드러지는 활동을 하지 못했고

이렇다할 작품도 기억나는 게 없었는데

 

삼순이에선

제대로 망가지면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우습지만

내가 삼순이를 보면서

부러워한 것이 잇다.

 

그녀의 우악스러운 겉모습과는 다르게

너무나 섬세하고 여성스런 정신 세계와 손재주,

음식 하나를 만드는데도 영혼을 바치는 듯한 집중력과 진정성,

 

아무리 괴로운 순간에도

그것을 내색하지 않고 당당할 수 있는,

그리고 상대에게

늘 진심을 들이댈 수 있는 용기,

 

그리고

 

무엇보다,,,

언니...

 

언니라는 존재가 갖고 싶다. ㅋㅋ

 

건강한 엄마와 구박하면서도 배려해주는 언니..

잘생긴 재별 2세를 손에 넣은 것보단

 

그런 것들이 부럽다니 나도 참 이상하지.

 

이 노래는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었는데

 

삼순이에선 왜 그리고 절실하게 가슴에 울려오던지..

 

삼순이 덕분에

이 노래 속에 담긴 많은 것들이

내 영혼을 파고드니

 

이렇듯 한 작품이 가져다주는 많은 여파들이 난 참 좋다.

 

이런 작품을 더 많이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