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낙서
생이라는 오르골이 부르는 노래
모놀로그
2011. 10. 14. 20:33
뒤를 돌아보았다.
어떤 노래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너무나 가슴 아파요..
하지만 이젠 괜찮아...'
사람들은 생을 살아가는 동안에
무언가를 위해서
또다른 무언가를 버릴 것이다.
무언가를 위했다면
그 무언가는 결국 또다시 버려지기 위해
잠시 손에 쥐는 것뿐,
결국 생은 자꾸만 두 손을 비워가는 과정인 것 같다.
손에 쥐는 것이 많다고 믿을수록
점점 더 가난해져간다는 걸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남는 건
내가 버린 것들 뿐이다.
뭔가를 버린다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을 순 없다.
그런데도
'너무나 가슴 아파요
하지만 이젠 괜찮아..'
라고 노래한다.
내가 디디는 가벼운 발자욱 속에
힘없이 지는 꽃이파리 하나가
저렇게 노래한다.
난
돌아서서 그 노래에 귀를 기울인다.
'너무나 가슴 아파요
하지만 이젠 괜찮아..'
거짓말..
걸으면 걸을수록,
앞으로 가면 갈수록
점점 더 많이 아프지..
이젠 괜찮다는 건 있을 수가 없지.
내가 걸어온 시간만큼
내가 버린 것들만큼
많이 아프지..
하지만
그 아픔 또한 인생 아닌가..
다시 돌아서서 그 아픔마저 버리며
걷는다.
눈물 한 방울이
그 위로 떨어진다.
그러자,
그 노래는 오르골처럼 쉬지 않고 되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