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마왕

마왕 20부- 주지훈의 오승하, 단정함 속에 담겨진 고통의 터프함

모놀로그 2011. 9. 28. 22:35

 

 

 

주지훈의 이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다시금, 17부에서의 오수와 불꽃 튀기던 장면들이 떠오른다.

 

피가 맺힌 입술로 인해

마치 그에게도 생명의 원천인 피가 흐르고 있는

살아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줌으로써

 

그를 한층 살벌하고 오만하게

그러나 그 어떤 액션극보다

더 처절한 심리적 액션의 극치를 보여주었듯

 

이제 칼에 찔린 채로

점점 빠져나가는 자신의 생명을 어거지로 붙들어두려고

안간힘을 쓰며

최종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승하의 처절한 의지가

또한 미간에 새겨진 쓸쓸함 때문에

처연하다.

 

주지훈은

언제나처럼

분위기와 표정만으로

 

나를 그의 텅빈 가슴과,

끝모를 허무함,

그리고 육체의 고통을 느낄 수 없는

정신적 공황 상태에 동참시키는데,

 

난 저런 표정에 너무나 감탄한다.

 

저 표정은

저 장면에 너무나 어울린다.

 

저 모습은 분명 매우 터프하다고밖엔 표현할 수가 없지만

 

주지훈의 터프함은

흔히 볼 수 있는 그것과 다르다.

 

왜냐면

단정하고 섬세한 우아함을

전혀 잃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단정하고 자기 자신만의 향취를 지키는 가운데

분위기와 표정 속에서

번득이는 날카로운 고통이 주는

터프함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린 저 순간에

체험할 수가 있다.

 

진기한 체험이다.

 

난 저런 진기한 체험을 너무나 자주 안겨주는

주지훈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