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은 곧 시작이다...우리 강아지와의 인연 일주년
끝은 곧 시작이다..
이건 지우신공이 내게 준 깨달음의 명언이다.
하나의 인연이 끝나면 새로운 인연이 오고..
한 시절이 끝나면
새로운 시기가 도래한다.
너무나 사랑했던 강아지를 보내고,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서둘러 입양했던 요크셔테리어, 우리 테리...
어제가 일주년이었다.
테리는..
이상하게 보고 있으면 가슴이 짠~~하다.
떠난 녀석에겐 느끼지 못한 색다른 느낌이다.
아마
그 녀석은 우리가 처음 길러본 강아지이고,
강아지에 대해서 잘 몰랐고,
당시만 해도
다들 지금보단 젊었을테고
또한 녀석 나이가 2살인가..
아무튼 성견이었으며..
기타 등등의 이유로
무심하게 길렀다가
악!하는 사이에 떠나보낸 기억을 안고
테리를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생이란 기억을 쌓아가는 과정이며,
그 기억은 생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게 한다.
우리는 강아지를 키웠고,
아프게 보냈다.
설마..그 녀석이 언젠가 우릴 떠나리라는 생각을 안한 건 아니지만,
그렇게 아프게 갈 줄은 몰랐다.
그리고
녀석을 그렇게 아프게 보낸 건
우리 책임이다.
의사들 책임도 있지만
그래도 결국 우리 책임이다.
그렇게 한 생명을 맞이하고 사랑했다가
떠나보낸 기억을 안고 테리를 바라보니
마음이 아플 수밖에 없다.
새로이 맞이한 테리는
유아견이었다.
우린 이번엔 새로운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유아견을 키워본 적이 없는지라,
성견에게나 요구할만한 것들을
어린 테리에게 요구했던 것이다.
그것도 이제 와선 자책의 사유가 된다.
늘 후회의 연속이다.
어린 테리에게 왜 그리 많은 걸 요구했던가!
유아견은,
강아지 특유의 영역에 대한 감각도 없고,
당연히 자신의 대소변 냄새를 맡지도 못한단다.
5개월에 유기견이 되어
짧은 기간 동안 여기저기 눈부시게 옮겨다니다가,
그야말로
절묘한 타이밍에 우리 강아지가 떠나는 바람에
녀석은 우리집으로 오게 되었다.
가끔 농담삼아
떠난 녀석이 자기 생을 테리를 통해 이어간다고 할 정도로
테리가 우리집에 오기까지의 과정은
일분 일초가 녀석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왜냐면
녀석은 곧바로 유기견 보호소에 보내지기 직전이었으며
당시의 녀석의 상태로 봐서
그야말로 애견인이 아니라면
절대로 데려갈 상태가 아니었다.
애견인 중엔
중병에 걸린 늙은 개도 서슴없이 데려가서
많은 돈을 들여 치료해주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을 만나기란 그리 쉽진 않으리라.
우리 테리도 어린 강아지가
그리고 그 유명한 요크셔테리어가
털이 거의 빠질 정도로 심한 피부병 투성이었는데,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또한 피부병이다.
물론,
정녕 애견인이라면
그쯤은 개의치 않지만
그런 사람 만나는 것도
테리복이리라.
우리가 애견인인지 그건 모르겠지만,
솔직히 데려올 때 그다지 이쁘다는 느낌도 없었고,
마음이 내키지도 않았음에도
데려온 건
아마 마음이 약해서였을 것이다.
우리가 데려오지 않으면
곧 유기견 보호소로 보낼 거라는
의사의 비정한 말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 테리가
벌써 우리와 함꼐 일년을 살았고,
이제 유아견은 아니다.
그러나
유아견시절부터 지켜본지라
마음이 짠한 것이다.
저 놈이 나이들어가는 걸 지켜보는 건
또다른 아픔을 주겠구나..싶은 것이다.
그만큼
녀석은 활달하고 영리하고
활동적이며 정도 많다.
근데
아무리 봐도
녀석의 정체가 수상타..
코코스파니엘이 조상 중에 있는 거 아냐?
저런 귀와
저런 입모양은
주로 코코스파니엘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인데?
게다가 녀석의 행동에서 너무나 두드러지는
사냥견의 본능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리 테리어가 원래는 사냥개였다고 해도
좀 지나칠 정도이다.
털빛깔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요키이지만,
생김새나 하는 짓은
영락없이 코코스파니엘이니
참으로 헷갈린다.
테리야..
이제 한살이 조금 넘은 네가
벌써 슬개골 탈구로 한 다리가 아슬아슬하니
걱정이다.
순수하고 맑은 강아지의 영혼을 반영하듯
너무나 아름다운 눈동자..
정많고 순한 성격이 사랑스러운
우리 테리..
널 지켜줄꼐!
일주년 기념으로 사진을 왕창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