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작품과 인물

JK김동욱의 나가수 하차 유감

모놀로그 2011. 6. 12. 22:32

 

 

 

내가 김동욱씨가 '나가수'에 합류했다는 소리에

반색을 하고, 그동안 한번도 보지 않았던 '나가수'를 보기 시작한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그러나 마이너적인 가수 김동욱씨가

어떻든 대중적 관심이 높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으로

아티스트로서의 그의 가치를 대중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생각에서였다.

 

가수에겐 큰 관심 없는 내가,

노래만 듣고 호감을 가진 유일한 가수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불과 두 번 노래를 들려주곤

하차한다고 한다.

 

항간에 떠도는 소리들은 귀담아 듣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떠드는 소리도 진실은 채로 걸려보면

얼마나 건져질지 모르겠다.

 

인간들은 워낙에 말이 많아서,

아~~라고 외쳤는데,

그게 몇 다리 건너다보면

 

앙이 될지

앗이 될지

악이 될지

모르는 일이기에

 

온에서 인간들이 저마다 떠들어대는 소리엔 관심이 가지 않는다.

게다가 일찌기 '살인 온라인'이 되버린 지 오래 아닌가!

 

 

자진 하자이건, 강제 하차이건,

 

내게 중요한 건

그가 '나가수'라는 프로에서 너무나 어이없게 하차했다는

사실, 그것이다.

 

'어떻게, 왜, 누가,'

 

이런 건

내가 알 수 없는 문제이다.

 

그 바닥의 복잡한 매커니즘과 파워게임을 내가 어찌 짐작이나 하겠는가?

 

중요한 건 팩트이고,

팩트는

JK김동욱이라는

 

뛰어난 아티스트가 자신의 기량을 채 펼치지도 못하고

하차했다는 그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형평성 운운할 때

언급되는 김건모를 보자면,

그는 탈락했다고 한다.

그래서 재도전의 기회를 주었다가 말썽이 생겼다는 것이다.

 

김건모가 아무리 노래를 잘해도

탈락했다면 그건 탈락이다.

 

설마 이소라가 노래 못해서 탈락했을까?

 

조선 일보에 실린

전문가의 견해를 엄마가 읽어주었다.

 

평가단은 전문가들이 아닌가보다.

 

하지만 말이다.

사람들은 또한 바보가 아니다.

오히려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더 바보일 수 있다.

 

어설픈 평론가가

작품 하나 망치고,

 

어설픈 애널리스트가 기업 하나 아작낸다.

 

난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말이야말로

절대로 귀를 기울이지말자!

주의이다.

 

평가단이 어떤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모르지만,

평가단이던, 청중이던

그렇게 얕잡아볼 사람들은 아니다.

인간은 진정성이 없으면 절대로 마음이 움직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식으로든 감동을 받는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러니 전문적인 용어를 써가면서

가수들을 평가하고,

평가단을 폄하할 일도 아니다.

 

김동욱의 경우엔

무대 위에서 프로 가수가 노래를 중단했다.

 

이유가 뭐건 중단했고,

재녹화했다.

 

그리고 그 모든 걸 점수에 반영하라고 했다.

그는 오늘 2위를 했는데,

그건 물론 재녹화까지 점수에 반영된 거 아닌가?

 

그렇다면 논란이 있을 이유가 없고,

형평성 운운할 이유가 없다.

 

또한 김동욱은 아티스트로서 스스로에게 불만족을

느꼈을지 모르지만,

어떻든 그는 정당하게 평가받은 셈이니

가수로서의 섬세한 자존심의 상처는

개인적인 문제이지 프로그램이나 평가단이 상관할 일도 아니다.

살인 온라인에서 상관할 일도 더더우기 아니다.

그건 김동욱의 문제이다.

 

그는 평가받았으니 말이다.

 

그렇다고해서 내가

아무리 김동욱이 공중파의 화제 프로그램에 익숙치 않았다해도

프로가수로서, 그의 무대에서의 실수를

개인적 호감으로 무마해줄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는 탈락을 한 게 아니라

실수를 했으니

그것을 그 빌어먹을 점수에 반영하면 될 거 아닌가!

그리고 그게 바로 평가단이 할 일 아닌가?

 

그래서

평가 받았고

그 결과 2위를 했다.

 

대체 뭐가 문제인걸까??

그는 오늘

그만의 독특한 음색과 감성을 잘 살려서

멋지게 불러줬다.

 

 

그리고

마지막 불꽃놀이처럼

그대로 하차했다는 것이다.

 

화가 나기도 하고,

차라리 잘 되었다는 생각도 들고,

김동욱 같은 타입의 가수가 출연할 프로는 아니었다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내가 공중파에서

직접 라이브로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너무나 허무하게 사라졌다는 것이

화가 난다.

 

또한 김동욱이 공중파에서 라이브로

자신의 개성적인 음악을 우리에게 들려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

그에게 어떤 것일까

상상하는 것도 화가 난다.

 

음악이라는 건 너무나도 순수한데,

 

그 음악에게 생명을 주어야할 인간 세상은 너무나 정치적이다.

 

 

그의 심금을 울리는,

그러나 한번 걸러져서 관조적인 느낌을 주는

우수에 찬 음색과 창법이 두드러지는

 

마왕의

 

'사랑하지 말아요'

를 들으며

 

서운함을 달래자.

 

김동욱씨,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