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마왕

마왕- 주지훈과 신민아

모놀로그 2011. 4. 12. 00:52

신민아라는 배우에 대해선 우연히 데뷔 때부터 알고 있었다.

어떤 프로그램에서 일부러 시간을 내서

갓 데뷔한 풋풋한 광고 모델이었던

신민아를 세세하게 소개했던 것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신민아라는 배우를 인상 깊게 본 것은

'아름다운 날들'이다.

 

거기선,

미모로 유명한 최지우보단 차라리, 신민아가 이병헌과 한 장면에 나올 때

더 어울렸던 것이다.

 

최지우는 미모가 뛰어나지만, 초라한 역을 하면

그 미모가 많이 죽는다. 굉장히 섬세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대신에 공주로 꾸미면 정말 공주같다.

 

아름다운 날들에선 워낙에 이병헌이 눈부시게 아름다와서

최지우역이 상대적으로 초라한 역이니만큼

최지우의 미모가 현란한 이병헌에게 눌린다.

최지우 뿐 아니라 대다수의 인물이 이병헌에게 눌려서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건 좀 문제였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그 이병헌에게 눌리지 않는 것이 바로 동생역을 한 신민아였다.

이유는 모르겠다.

이병헌과 한 장면에 잡히면 모든 사람이 팍 죽어버리는데

유독 동생역인 신민아와 함께 나오는 장면에선

그나마 이병헌의 적수가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최지우와 함께 나올 때보단 신민아와의 장면이

더 눈을 즐겁게 했던 기억이 난다.

 

그녀는 얼굴은 굉장히 유아틱한 것에 반해서

몸매는 글래머이다.

근데 이상한 것이

유순하고 개성 없는 역을 하면 돋보이질 않는다.

차라리 표독스럽거나, 당찬 역을 해야 어울린다.

그래서 아름다운 날들이나,

달콤한 인생에선 그녀의 매력이 잘 살아난다.

우연인지 둘 다 이병헌과의 작품이었다.

 

그녀가 춤추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춤추는 모습을 두어 번 본 적이 있다.

하나는 아름다운 날들이고, 영화로는 달콤한 인생이었다.

그녀의 춤은 의외로 굉장히 선정적이다.

놀라울 정도이다.

늘씬하게 키가 크고, 글래머틱한 몸매로 선정적인 춤을 추는데

굉장히 매력 있다.

 

하지만 솔직히 신민아가 이쁘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마왕을 보고 있노라면

신민아의 해인이가 정말 이쁘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장점인 어린 소녀같은 희고 투명한 피부와, 맑고 큰 눈이

그렇게 돋보일 수가 없다.

 

특히 주지훈과 한 장면에 나올 땐 정말 아름답다.

 

문득, 주지훈에 대한 평을 썼던 분의 글이 생각난다.

 

그분은 주지훈을

상대 여배우를 굉장히 아름답게 보이게 한다고 했었다.

상대 여배우의 아름다움을 침범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돋보이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땐 별로 그 말에 공감하지 않았는데

(왜냐면 난 궁에서 윤은혜가 전혀 이쁘지 않았기에)

 

마왕에선 그 말이 적용되는 것 같다.

주배우는, 섹시하고 남성적이다.

물론 그런 배우는 많지만,

주배우의 경우엔 근육질이 아니고 매우 가녀린 느낌임에도 남성적이고 우아하다.

그러면서도 근육질 남자 배우들과는 차원이 다른 생래의 섹시함이 강렬하다.

 

그러니 그와 함께 나오는 여배우는 상대적으로 빛이 바래야한다.

그런 그가 정말 자신의 개성과 매력으로 상대를 누르기보단

오히려 상대까지 돋보이게하며

자기 자신도 같이 멋있어지는 상승 작용을 일으키는 묘한 능력이 있는 것 같다.

그러고보니 윤은혜도 궁에선 그나마 이뻤던 것도 같다.

 

마왕에선

그의 남성적이고 섹시한 느낌이 많이 절제되어 있긴 하지만,

주지훈이란 배우 자체가 현란하고 화려한 느낌은 아니다.

그러면서도 뭔지 모르게 강렬하다.

마왕에서는

한 장면 장면에서 정말 아름답고 청초하며,

그가 화면에 나오기만 해도 꽉차는 느낌을 주면서도

상대의 영역은 침범하지 않는 것도

정말 독특한 재능이 아닐 수 없다.

 

여하튼,

마왕에서의 신민아는,

자기가 가진 아름다움을 최대한 발휘하고,

카메라도 그녀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킨다.

 

마왕의 촬영감독은 누구였을까?

 

그 배우가 가진 아름다움을 최대한 이끌어내서

표현한 분에게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