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궁
궁 16부- 신군과 채경의 분홍신
모놀로그
2011. 2. 15. 18:07
바닷가에 벗어던진
두 개의 신발들..
저 신발들은 정말 아름답다.
마치 발레슈즈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저 특별한 모양새의 신발들은
그것만으로 그들이 잠깐 일탈을 즐기고 있지만
결코 범상치 않은 사람들이라는 걸 보여준다.
저 신발은 매우 탈속적인 느낌을 준다.
럭셔리하고 우아하고,
동시에
한번 신으면 절대로 벗져지지 않는
분홍신같은 모양새이다.
저걸 신으면, 원치 않더라도
마음에 없는 춤을 하염없이 춰야할 것만 같다.
그들은 용케도 그 분홍신을 잠시 벗었다.
분홍신들도
끝없는 왈츠의 악몽에서 벗어나
잠시 바닷가에서 깊은 휴식을 취하며
숨을 들이마시고 있는 것 같다.
또 ,그렇게 휴식을 취하면서
그들만의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 같다.
난 아름다운 장면을 좋아한다.
그 신발 장면은 너무나 아름다와서
슬프기까지 하다.
또한
자동차 안에서 쉬고 있는 두 사람과
그 신발 장면은
너무나 절묘하게 연결된다.
신발을 벗어던진 맨발의 두 남녀
신군과 채경
아니
황태자와 황태자비는
아무렇게나 눕고 기대며
해변가에서의 일탈의 뒷맛을
음미하고 있다.
침묵이 흐르는데
마치 모래사장에 아무렇게나 놓여진
그 두개의 신발처럼
깊숙한 소통을 나누고 있는 것만 같다.
이제 그들은 말없이도 소통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궁 16부의 도입부는 드라마 사상 일찌기 없었던
경이로움과 새로움을 준다.
그리고,
그런 이유만으로 궁은 대단한 드라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