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 박물관의 1111
실컷 디비 자다가 일어나서 잠시 블로그에 들어왔다가
문득 내 눈길을 잡는 메인 화면의 숫자를 한참 들여다본다.
1111????
ㅋㅋ
재밌는 숫자구나..
1이 4개...
작년에 이 블로그로 이사했다.
별 확신도, 생각도 없이
그냥 다음에 블로그를 만들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론 야후가 편했으나.
언제부터인가,
야후는 블로그에 많은 제약을 가하기 시작했다.
네이버나 다음은 답답한 느낌이다.
비좁고, 어두운 느낌이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장난삼아 만들어봤다.
야후에 올린 글들을
이쪽으로 옮겨서 간직해야겠다는 정도의 취지였다.
그런데
의외로 여기에 있는 게 편해지기 시작했다.
조용하고,
외딴 곳에 있는 작은 집 같다.
인적도 드물고,
참견하거나 태클거는 사람도 없이
내 맘대로
편히 쉴 수 있는 내 집..
그러다보니
박물관이 아니라, 내가 애착을 느끼고
가꾸고 싶어진 집이 되었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 특유의 변덕으로
이 블로그도 닫고 싶어질 때가 있다.
나 혼자만 들어와서 놀고 싶어질 때가 있다.
내가 쓴 글을 누군가 와서 보는 게
싫을 때가 있다.
난 생각나는대로 아무렇게나 끄적이니까.
무식하고 내멋대로이니까.
그러면서
한편으론
원망도 든다.
주배우가 계속 작품을 했다면
여기에 더 많은 그의 작품과
더 많은 그의 얼굴이 담겼을 텐데..
들여다보고 또 봐서
이젠 점점 낡은 사진이 되어가는 얼굴들..
하지만 끝없이 내게 뭔가 말해주는 얼굴들..
그래서 싫증도 내지 않고
자꾸만 들여다보는 얼굴들..
그가 다시 돌아와서
새로운 얼굴로 여길 채워줄 때까지
이곳은 그를 기다려줄까?
처음 여기에 둥지를 틀고 혼자 놀고 있을 땐
글이 몇개 안되었다.
그런데
어느덧
1111이 된 걸까?
ㅋㅋ
11111이 되는 날이 올까?
그에게 1111을 바친다.
1이 아주 많으니까.
난 일등을 좋아하니까..
그가 일등을 수없이 하는 그날을 기다리며..
하긴
이 글을 쓰는 순간
1112가 되겠구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