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로그/낙서

유교의 다른 얼굴 한국 여성의 희생

모놀로그 2011. 2. 4. 23:34

4행시는 내가 십여년 전에 인터넷에서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아마 제사에 관한 문화나 개념도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불과 몇 년전까지 내가 즐겨가던 여성 사이트의

시집이나 남편에 관한 애로사항을 적는 글들을 보면

21세기에도 별로 달라진 게 없는 시집살이도 많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거기에 글을 올릴 정도면

매우 힘든 생활을 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이 시대를 대변한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내가 놀란 건 아직도 조선 시대에서 유래된

호된 시집살이문화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요즘 여자들은 웬만해선 집에서 놀지 않는다.

전업 주부가 매우 드물다는 뜻이다.

 

그렇게 밖에서 돈을 벌면서도

 

엄마로서, 아내로서, 그리고 며느리로써의 역할을

수퍼 우먼처럼 해내는 여자들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시는 지금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러나 내가 읽은 그 글들을 보면

그다지 시대착오적인 것만도 아니다.

 

난 이 시를 읽었을 때 배꼽잡으며 웃었다.

난 물론 결혼을 하지 않았기에 내가 직접 당한 일도 아니다.

하지만 난 제사 문화에 심히 비판적이므로

이 시를 읽으며 그저 즐겁게 웃을 수만도 없다.

 

유교 문화권에 있는 나라 중에서도

우리 나라처럼 지독하게 유교 문화에 여성을 희생시키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내가 조선 시대를 싫어하고,

조선 시대의 문화 중 하나인

제사 문화를 혐오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유교가 정치 이념이자 문화로 본격적으로 채택된 것은

조선 시대이다.

 

그런데, 유교라고 다 같은 건 아니다.

 

조선 시대에서 채택한 성리학은

제일 지독한 학파에 속한다고 들었던 것 같다.

 

당장,

그 성리학으로 인해

조선 시대는 사소한 문제를 놓고 피바람이 불은 게 한 두번이 아니다.

 

숙종 시대에,

승하한 대왕대비의 복상을 일년을 할 것이냐, 삼년을 할 것이냐를 두고

사람이 죽어나가고 당파 싸움을 일삼은 것도

따지고 보면 모두 성리학 탓이 아닐까 싶다.

 

문장 하나의 해석을 두고도 목숨이 왔다갔다 했던 것이다.

 

하여튼,

 

다른 건 관두고,

난 조선 시대를 지배했던 저 개념들은

모두 여성을 희생타로 삼았다는 것이 싫다.

 

난 여성해방론자도 아니요,

남녀평등주의자도 아니다.

 

굳이 그런 타이틀을 붙일 이유가 내겐 없다.

여자가 왜 해방되어야하는가.

왜 남녀 평등을 굳이 주장해야하는가

 

그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왜 그런 걸 굳이 주창해야하는가!

 

하기야

여자를 핍박하는 건 유교권만은 아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여자에게 인격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는 꽤 많은 걸로 안다.

 

대체 이유가 뭘까?

어째서 이 지구상에서 여자란 성은 그토록 많은 희생을 요구당하는걸까?

 

어째서 여자도 인간이라는 걸 인정받는 게 그토록 힘든걸까?

 

외국에서도 선진국에 해당되는 나라에선

여자에게도 뇌가 있는가에 대해서 연구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또한 선진 문화권에서 여자를 우대하는 건,

여자의 인권을 존중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이다.

 

너무 열등한 존재라 돌봐줘야한다는

그야말로 남성우월주의의 다른 얼굴일 뿐이다.

 

이른바 레이디가 퍼스트라는 그들의 사고방식도

그것이 여성의 인권을 존중해선 아니라는 것이다.

 

선진국도 여자의 인권은 겉으로야 어떻든

문화 속에선 그다지 인정해주려들지 않는다.

 

누구는

하느님도 남자이고,

성서를 기옥한 인물도 남자이기에 그렇다고 농담 비슷하게 말하지만,

 

어떻든

 

조선 시대에서 이어지는 저 유교에 입각한

지독한 제사 문화는

오로지 여자의 희생을 깔고 있다.

 

그래서 그 사행시를 읽으며 웃긴 하지만,

동시에 그 웃음은 씁쓸할 수밖에 없다.

 

전에 일본에 사는 어떤 사람의 말을 듣고 놀란 적이 있다.

일본엔 제사라는 것이 없다고 한다.

물론,일본도 유교를 어느 정도는 도입한 걸로 알지만

그게 그렇게 대단하진 않은가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여성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구정을 비롯한 명절과 제삿날이

 

일본엔 없다.

 

구정이나 추석같은 명절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 연휴는 그야말로 그들에겐 휴가일 뿐이다.

 

제사를 지내기 위해

무식하게 여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문화는

적어도 일본엔 보편적이진 않은가보다.

뭐 자세히는 모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