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마왕

마왕 3부- 취조실의 승하의 시선

모놀로그 2011. 1. 26. 10:06

취조실의 유리창을 통해서는 취조실 외부는 보이지 않는다.
이건 누구나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정확히 오수를 겨냥한
승하의 시선,

마치 태훈의 영혼이 깃든 듯
살아 잇는 사람 같지 않은 심령적인 모습의 승하의 집요한 시선은,
글쎄?
다른 사람은 무섭다, 섬뜩하다고 하지만
내겐 차라리 애처롭게 보였다.
그는 그 순간, 변호사 오승하가 아니라
16세의 정태성으로 내겐 보였고,
서글프게 오수를 향해 뭔가를 묻는 것처럼 느껴졌다.

왜...왜...날 이렇게 만들었어?
라고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승하의 모습에 더더욱 놀라는
오수의 모습이 어둠 속에 희미하게 떠오르는 장면은
가히 일품이다.

이때 어둠 속에 갇힌 채 거의 보일듯 말듯한  오수의 모습이
화면에 보여지는 것은 아직도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자신이 어떤 지점에 와 있는지 깨닫지 못하며,
이유를 자기 내부가 아니라 밖에서만 찾으려고 하는
미망을 뚫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하는 그의 심적인 압박감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누구나 인정하는 3부의 명장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