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마왕

마왕 13부-해인의 식사 초대

모놀로그 2011. 1. 27. 13:08

 

13회는

그때까지의 흐름에서

약간 벗어나는 계기가 되는 회가 되겠다.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했는데,

그게 상당히 결정적이다.

 

각 캐릭터들이

그때까지 맴돌던 궤도를 조금씩 이탈하기 시작하는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

13회이며,

그것은 오승하가 성준표의 살해에

직접 가담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배후 인물로 버티고 있던 그 전까지의 사건과는 달리

현장에까지 직접 진출한 것이

그의 심리에 알게 모르게 드리워진

무게는

해인의 식사 초대 전화를 받는 태도에서

드러난다.

 

 

 

 

이제 본격적으로 살인에 가담한 자의
싸늘한 벽이 세상과 사이에 좀더 두텁게 드리워졌다.

바로 전날 그녀의 전화에
소년처럼 따스하고 순결하게 미소짓던 그가
이제 그럴 수가 없다.
그녀의 전화를 받는 표정이 무겁고 싸늘하다.


따뜻하고 평범하고 무결한 자들의
저녁 초대..
지금의 그와는 얼마나 거리가 먼 것일까?

그곳에 가고 싶은 마음과,
이제는 더욱 멀어진 그들과의
어쩔 수 없는 거리감의 파도가 스물거리며
덮쳐왔다 멀어져간다.

 

 

 

 

 

그가 그래도 잠시라도 추위를 녹일 수 있었던,
그리고 그를 '좋은 사람'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 앞에
이제 정말 좋은 사람의 가면을 쓰고
나타나야 하는 것이다.

물론 그는 그것도 할 수 있다.
냉엄한 표정이
난 이제 무슨 짓이든 다 할 수 있어~!
라고 말하는 듯 히다.

 

결국
그가 도달하는 곳은 그들, 혹은 그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그녀가 뿜어대는 빛의 향기도 힘을 쓸 수 없는
무간지옥일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