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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감미로운 배우?

모놀로그 2011. 1. 20. 06:56

아래 쓴 글에서 언급한 블로그의 글 중에,

심히 거슬리는 단어 하나가 있으니

 

바로

 

'감미로운'

 

이다.

 

난 그 블로거에게 묻는다.

아니 말한다.

 

당신, 주지훈 작품 단 한 개라도 본 거 없지?

그러니

 

'감미로운 역' 운운하겠지.

 

ㅋㅋㅋ

 

세상에,

주지훈을 감미로운 역을 하는

감미로운 배우라고 하는 사람도 있구나.

 

만에 하나

주지훈이 감미로운 배우였다면 한 가지는 확실하다.

즉, 난 주지훈의 팬은 아니었을 것이다.

 

난 그럴싸한 비쥬얼을 내세워서

감미로운 역을 하는 배우들을 제일 싫어하니까.

 

하긴,

세상엔 그럴싸한(내가 보기엔 별로 안그럴싸하지만) 비쥬얼 하나로

감미로운 역만 하면서

잘먹고 잘사는 사람들이 참 많긴 하다.

 

단,

주지훈만 빼고 말이다.

 

그도 감미로운 역만 하면서 감미로운 배우로 살았다면

그 개고생을 그 바닥에서 안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정반대의 길을 걷는 바람에

더더욱 미움을 샀다.

 

물론, 그를 경계하는 무리에게.

 

화가 나는 것이다.

아니 비쥬얼도 그럴싸한 인간이 왜 연기까지 하겠다고 난리야?

그냥 비슷한 다른 사람들처럼 비쥬얼이나 더욱 갈고 닦으면서

그야말로 편안하고 감미로운 역만 하면

좋자나?

 

나도 화난다.

주배우,

당신,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감미로운 역이나 하면서

편하게 지냈으면

남들처럼 광고 엄청 찍어대고,

화장품 모델도 하면서

 

아이돌 스타로 군림할 수 있을텐데

왜 연기를 하겠다고 나서는데?

 

그럼 고생길이 훤할 수 밖에 없는 게 우리나라 연예계 바닥이자나?

 

하지만,

그 블로거가 모르는 게 하나 있는데,

주배우가 그래도 지금까지 팬을 거느리고 있고,

그의 진가를 아는 사람들이 있고,

 

그를 스카웃하려는 기획사가 있는 건

 

그가 감미로운 역이나 하며

그럴싸한 비주얼로 어필하면서

해실거리지 않는 배우라는 걸

그래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나같이 게으르고,

연예계에 별 관심 없고

연예인이나 배우에게 무관심한 사람까지

몇 년이나 잡아두고 있는 비결이다.

 

궁이라는 제목에, 황태자라는 배역으로

데뷔해서 스타가 되었기에

그저 감미로운 역이나 하면서

비주얼 우려먹는 그렇고 그런 사람이려니

하는 건

편견이다.

 

하긴,

나도 주지훈을 궁에서, 마왕에서, 앤티크나 키친에서 보지 않았다면

 

 

그 사람처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난 내가 어느날

궁을 본 것을 감사한다.

 

난 멋진 황태자 신군을 보지 않았다.

 

주지훈이 만들어낸,

너무나 어린 나이에

너무나 많은 걸 짊어지고

그것을 내려놓지도 그대로 지고 있지도 못한 채로

사랑까지 해야하는,

 

겨우 19세의 어린 황태자가

그럼에도 의연하고, 냉철하게

남에겐 절대로 들키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오만하기가 이를 데 없는 것이

신통한데,

 

그래도 너무 벅차면

몰래 숨어서

공 인형을 끌어안고

 

우두커니 서 있는

신군을 연기하는 주지훈이 좋았다.

 

감미롭긴 커녕,

신군을 지켜보는 건 참으로 힘들다.

 

궁을 안본 모양이다.

 

안보길 잘했다.

주지훈은 블랙홀이라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힘드니..

 

마왕의 오승하,

그가 감미로운가?

 

헉;;;

 

세상에 처절처절 그렇게 처절한 역이 없다.

그런데

어린 배우가, 조금도 질척대지 않으면서

서늘하고 하드보일드하기까지한

그 역을

가슴 시리게 해낸다.

 

그가  오승하를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

등골이 서늘하다.

 

어떻게 저런 표정을 할 수가 있지?

어떻게 저런 내면 연기를 할 수가 있지?

 

눈빛 하나로,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선 하나로,

 

무표정한 얼굴의 미세한 움직임 하나로

그의 심정을 알알히 전해줄 수가 있지?

 

오승하를 감미로운 역이라고 하면

오승하가 무덤 속에서 운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마왕도 안 본 것이다.

 

안보길 잘했다.

그거 보면 정말 인생이 고달프다.

 

앤티크의 김진혁이 감미로운가?

켁;;;

 

김진혁은 감미롭긴 커녕,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그가 바로 내 곁에 서 있는 것 같다.

 

수염 달고

수선떠는 30대의 케잌 사장이 감미로울리가 있나?

아..

알겠다.

 

홍보 문구만 봤구나.ㅋ

 

그렇지.

앤티크의 홍보는 진짜 욕나올 정도니까.

 

무슨 꽃미남들이 케잌점에서

비주얼을 뽐내며 시시덕거리는

코미디 쯤으로 여겨지는 홍보를 했으니..

 

하여튼

앤티크도 안봤으리라.

 

키친도 당연히 안봤겠지.

 

키친의 두레도 감미로운 것과는 거리가 멀다.

얼핏 보면

키쓰로 시작하고

사랑 얘기를 다루었으니

감미롭다고 착각할 수도 있겠으나.

 

두레는 감미롭다기엔

너무 쌉싸름하다.

 

하여튼,

 

블로거는 주지훈 작품은 하나도 본 게 없다.

그리고

그저 홍보 문구나,

그것들이 만들어낸 편견만 가지고

 

그를 감미로운 역이나 몇 개 해서

그걸로 먹고사는 비주얼이 그럴듯한

스타쯤으로 매도한다.

 

우리 그러지 맙시다

 

보지 않았고

모르면

그냥 그 부분은 언급하지 맙시다

 

아는 것에 대해서만 비판하고,

그 비판도 타당성 있게 하자구요

 

아니면 그런 글은 비공개로 해서

혼자만 보던가.

 

다른 주지훈을 모르는 사람들이

그 글을 읽으면

주지훈을 오해할 거 아닌가.

 

잘생긴 것도 죄라지만,

누구는 잘생긴 걸로 먹고 사는 세상인데,

 

주지훈은

잘생긴 걸로 먹고 사는 배우는 아니거든요?

 

모르는 사람들까지 괜히 편견 생기게 하지 말자구요